일 때문에 강릉에 온지도 1년이 지났다. 혼자 생활하기 위해 구한 원룸, 아늑하고 조용하며 무엇보다 집주인 인성이 뛰어나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 어느 날 밤에 생각지도 못한 동거자(?)를 만나게 되었다. 나보다 먼저 머물렀을 녀석의 정체는 작은 독일바퀴벌레였다. 다음 날 바로 다이소로 달려가 붙이는 바퀴벌레약을 구입해 녀석들이 다니기 좋은 구석구석에 붙였다. 하지만 매일같이 한두 마리가 눈에 보이는 것이 소용이 없어 보여 이번 기회에 바퀴벌레 종류와 습성, 그리고 확실한 퇴치방법을 알아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퀴벌레 누구나 예방과 퇴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퀴벌레 퇴치가 어려운 이유
바퀴벌레를 퇴치하기 전에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바퀴벌레 내성이다. 대부분의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지 오래다 보니 바퀴 퇴치가 어렵다. 때문에 전문 방역업체에서는 고객의 요청이 오면 어떤 종류의 바퀴벌레가 얼마나 서식하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한다. 바퀴벌레 종류와 배변 흔적, 알집, 허물, 밤과 낮에 나타나는 횟수 등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처방을 내려 퇴치작업을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
최근에는 일반인도 전문 방역업체에서 사용하는 제품(살충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업체의 방법만 알 수 있다면 누구나 바퀴벌레 퇴치가 가능하다. 전문업체에 의뢰할 경우 의외의 비용이 지출되고 잘못하면 방역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해 기회비용까지 날리게 된다. 아래 사진은 바퀴벌레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서 발견한 배설물 등이다. 그다지 많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대규모 번식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바퀴벌레 종류별 생태특성
인간에게 해가 되는 바퀴벌레는 전체 종류 중 1%에 불과하다. 쓰레기나 음식물 찌꺼기 등 다양한 먹거리를 비롯해 따뜻하면서도 고온 다습한 여러 환경이 바퀴벌레를 집안에 불러들인 형국이다. 따라서 바퀴를 예방하기 위해선 그들의 습성을 잘 파악하고 침투로를 막고 먹거리를 없애고 청결하게 하면 집안에 바퀴가 기어 다니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독일바퀴는 완전 가주성(家住性)으로 사람과 함께 생활한다. 세탁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집안에 자리한 전자제품이나 싱크대 주변 틈새, 각 종 가구의 틈새에 자리 잡고 막강한 번식력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이들이 자리 잡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먹거리를 제거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미국바퀴는 실외성으로 가정에 자리 잡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먹거리가 풍부한 상가의 따스한 곳에 자리를 잡거나 시골이나 해안가 등 따뜻한 지방에 서식한다. 따라서 미국바퀴는 침입하는 틈새를 막아주고 음식찌꺼기 등 먹거리를 없애면 예방이 가능하다.
집안에서 발견되는 큰 바퀴벌레는 집 바퀴나 먹바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먹바퀴는 주로 화분 틈새, 화단이나 텃밭, 기와 틈새 사이에서 서식한다.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주로 서식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전국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먹바퀴 역시 침입할 루트를 봉쇄하고 먹거리를 제거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집 바퀴는 반옥외성으로 화분이나 장독 틈새, 수도계량기 박스, 창고 등에서 주로 서식한다. 저온에 적응한 바퀴로 가장 북방에 서식하며,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비롯해 영호남 내륙 등지에서 발견된다. 최근 오래된 빌라나 아파트 등에서 서식하면서 가주성이 확인되고 있다. 예방법은 먹바퀴와 마찬가지로 청결과 위생, 침투로 봉쇄가 최선이다.
전문업체 바퀴벌레 퇴치 비용 및 퇴치 방법
먼저 '전문업체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효과를 거둘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봤다. 핵심은 전문적인 살충제 종류와 적용방법 그리고 예방 및 관리였다. 살충제는 겔타입과 훈증제, 분무성(잔류성) 살충제 등이 있다. 집이 넓고 짐이 많거나 신속한 방법으로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서는 훈증제를 많이 사용한다. 훈증제는 말 그대로 연기를 이용해 살충하는 방법으로 사용 전 이웃에게 통보를 하거나 음식물 등을 제거해야 한다. 구석구석까지 연기가 침투해 단시간에 대부분의 바퀴벌레를 살충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두 번째는 잔류성 살충제인 페스트 7 가드와 겔을 이용해서 퇴치하는 방법이다. 아래 이미지는 이번에 구입한 바퀴벌레 퇴치제로 겔, 가드(잔류성 살충제), 그리고 먹이통(30개)으로 비용은 24,970원으로 배송료 비포함이다.
퇴치방법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바퀴벌레 종류와 분포(번식 정도) 파악 : 배변양이나 알집 허물 등으로 파악
2. 바퀴벌레 유입구 및 외부 연결로 파악 및 차단
3.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위생환경 청결 유지
4. 가장 많이 출몰하는 위치 파악 : 배변양이나 알집 허물 위치로 파악
5. 주 출몰지와 바퀴벌레 통로에 잔류성 살충제 분무 : (※ 주의 - 마스크 착용과 창문 등 환기구 오픈 후 분무할 것)
6. 겔을 먹이통에 콩알 크기로 짜서 넣은 후 뚜껑을 닫아 주 출몰지 중심으로 배치 : 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
잔류성 살충제에는 신경독이 포함되어 있어 바퀴가 밟거나 스치기만 해도 죽게 되는 강력한 효과가 있고 내성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한번 설치 후 약 1달간 뒤에 다시 겔을 더 짜 넣으면 된다. 바퀴가 몰려들게 하는 유인성이 뛰어나 실제 사용 결과 새로 유입된 바퀴벌레는 대부분 먹이통 앞에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먹이를 먹은 후 4~5시간이면 죽데 된다. 바퀴를 완전히 박멸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제품이다.
바퀴벌레 퇴치 후기
가드를 출근 전에 분무하고 퇴근 후 확인해 본 결과 전부 은신처에서 죽은 것인지 바퀴벌레 흔적도 발견할 수 없어 의아했다. 퇴근 후 바로 겔 먹이통을 곳곳에 배치했으나 3일간은 새끼조차 보이지 않아 벌써 다 죽은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4일째부터 아주 어린 유충을 비롯한 새끼들이 먹이통 앞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7일이 지난 오늘까지 하루 2~4마리의 바퀴가 먹이통 앞에서 죽거나 힘없이 빌빌 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약 한 달이면 바퀴벌레 흔적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업체 측 설명과 후기를 확인했다. 현재까지 바퀴벌레 퇴치 과정을 분석해 보면 먼저 박멸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퀴벌레 박멸 과정 이해하기
1, 집안 가드로 내 바퀴벌레를 죽인다.
2. 암컷이 죽으면서 남긴 알집에서 부화한 새끼들은 겔 먹이를 먹고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다.
3. 외부에서 유입되는 바퀴 역시 강력한 겔의 유인성에 빠져 먹이를 먹고 죽게 된다.
4.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약 1달 정도면 바퀴벌레를 퇴치하게 된다.
5. 상황에 따라 가드를 더 뿌려주거나 겔 먹이를 추가한다.
6. 외부 유입구를 철저하게 봉쇄하고 환경을 깨끗이 유지한다.
바퀴벌레와의 전쟁 필승 요약
우리 집에 서식하는 바퀴벌레 종류와 번식 정도, 습성을 아는 것이 첫 번째 걸음이다.
두 번째는 주 서식지와 출몰지, 외부 유입구를 파악하고 외부 유입구를 봉쇄한다.
세 번째는 전문 바퀴벌레 살충제 사용법과 과정을 이해한다.
네 번째는 집안에 음식찌꺼기를 비롯해 바퀴벌레 먹이가 될만한 것을 제거하고 위생상태를 청결히 한다.
마지막으로 살충제와 독이 든 먹이통을 배치하고 기다리면 된다.
먹이통은 꼭 필요하지 않다. 다만 집안에 반려동물이나 식물이 있다면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먹이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 훈증제를 사용해도 된다. 이때 역시 반려동물이나 식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요즘은 전문 방역업체에서 사용하는 살충제를 개인이 구매할 수 있어 누구나 바퀴벌레 퇴치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잔류성 살충제 분무 시엔 꼭 마스크와 장갑(비닐 또는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하며, 피부에 묻으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코나 안면부 마비 증상 및 민감 부위 따가움 등으로 고통받게 된다는 점 명심하자.
댓글